먼저하는 초대의 말

구름이 샘을 이룬 동네, 사람들은 이곳에서 자연에, 사물에, 사람에 기대어 살아갑니다. 대기 중의 수증기가 승화하여 매우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의 결정으로 변한 것들 중 무리 지어 공기 중에 있을 때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 구름입니다. 평소 우리는 구름이 생성될 때의 과정이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나 구름이 불현듯 흘러가기도 사라지기도 하며 자유롭게 무리 지어 다님을 알고 있습니다.

요즘 사회적 상황에서 비롯해 주로 집에서, 혼자, 혹은 가족끼리만 지내는 시간이 많으셨을 것을 압니다. 도무지 끝을 알 수 없고 격변하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새로 마련한 공간을 발판 삼아 서로에게 천천히 조심스레 다가서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혼자의 삶이 쓸쓸하여 다른 이에게 의지하고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곁을 내어주기를 시도해보기와 그 곁을 내어줄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공간이 가지는 힘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지요. 한정적이고 고정적인 거처에서 벗어나 새롭게 머무를 수 있는 물리적인 공간이 있다는 것은 우리의 상상이나 기대 혹은 무의식까지도 확장 시켜줄 수 있는 구체적인 힘을 잠재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 동네의 새 공간을 통해 새로운 만족의 가능성을 충분히 상상해보시고 집중해 보시길 바랍니다. 익숙한 나의 동네에서, 예술에서 기대하고 상상하는 것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셨으면 합니다.

운천동에서 다양한 형태로 삶을 가꾸며 지내고 계실 한 분 한 분의 모습이, 또 여러분의 삶의 태도가 궁금합니다. 이에 세 작가의 시각을 통해 우리 동네의 모습을 새로운 공간에 펼쳐 놓고 정성스러운 환영과 초대의 의미를 담아 초대장을 보냅니다. 내가 모르던 낯선 공간에 낯선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나를 초대하고 기다리는지, 흥미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면 또 다른 이를 이끌어 서로 기대게 할 수 있을지 각자의 방법으로 발견해 주시길 기대합니다.

_먼저하는 초대의 말

서다솜 이선희 홍덕은
2020. 07.30_08.14
갤러리 B77

Open
수 목 금 토 일
10:00-18:00
(토요일은 사전 예약 1377art@naver.com)

Workshop 워크숍
*Opening 2020.07.30 19:00_20:30
또 다른 이들을 위한 환대, 서다솜
Hospitality for the oth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