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세상에 흔적을 남길 때


2021년 10월 5일 ~ 17일
강효경, 박주영
B77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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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전 마지막 전시 <고요한 세상에 흔적을 남길 때> 의 강효경, 박주영 작가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만들어오는 원초적인 흔적-낙서와 기록을 통해 삶의 위안과 안식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강효경 작가는 갤러리 주변 운천동의 골목에서 발견하는 오래됨과 새로움을 색으로 기록하며 조화와 공존의 지점을 찾아내어 설치작업으로 선보이며, 박주영 작가의 거대해진 입체작업은 아이의 낙서, 동화 속 일러스트 같은  장면을 연출함으로써  익숙하면서도 낯선 상상과 즐거움을 만들어냅니다. 

둥지 속 자국 – 강효경

인간은 살아가면서 장소에 수많은 발자국을 남긴다. 사람들과 상황에 따른 공간이 변화하고 있을 때 공간이 느낄 감정을 작가는 기록하고 공감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적응에 대해 생각해본다. 본인의 현재 모습은 홀로 만든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요소에 밀리고 영향을 받아 지금의 모습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본인의 변하지 않고 일관된 색깔이 있어야 한다. 작가는 여러 상황에 치이며 무리에 끼려고 자신을 잊은 체 온전히 새로운 것에만 한눈팔다 대단히 탈이 났다. 본인의 일관된 심지를 잃지 않은 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다면, 지구상의 모든 만물은 조화롭게 공생하게 된다.

끄적끄적 – 박주영

나의 작업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사람과의 관계, 자아에 대한 고민 또는 이상적인 결과만을 바라보고 달려가고 있지만 정말 그것이 본인이 원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계속되는 질문 속에서 오는 불안에서부터 일시적으로 환기할 수 있는 순간을 찾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나는 성인이지만 동화, 만화를 즐기고 모은다. 그것이 주는 귀여움과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엉뚱하고 황당한 이야기를 즐긴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로 나는 위로받는다. 이 개인적인 즐거움의 순간을 캐릭터와 낙서로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낙서는 유년 시절에 누구나 해봤을 것으로 천진함, 미완성, 학습되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어 진다. 그만큼 친근하게 접근될 수 있으며, 자신이 가진 가장 엉뚱하고 황당한 이야기가 전개되어도 그 자체로서 하나의 세계이기에 전부 용인될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거대한 낙서들이 입체적인 형태를 갖게 하여 보는 이들에게 동심으로의 회귀를 경험하고, 수 가지 형태의 다양한 동심 속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위로를 받기를 기대해본다.